파레이돌리아(Pareidolia)는 그리스어 'para(옆, 너머)'와 'eidos(이미지, 형태)'가 합쳐진 단어다. 임의의 자극이나 형태에 의한 착각으로, 모호한 자극을 익숙한 자극으로 해석하는 현상이다. 달 표면에서 토끼를 보거나, 나무껍질에서 얼굴을 발견하거나, 건물 외벽에서 표정을 읽는 것이 모두 파레이돌리아에 해당한다.
파레이돌리아가 발생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설이 있다. 하버드대 신경과학자 누친 하지카니 박사는 뇌 발달의 측면에서 설명한다. 인간은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 뇌가 발달하며 얼굴을 감지하는 기능이 강화되는데, 이 때문에 추상적인 형상도 얼굴과 연관 지어 해석하게 된다는 것이다. 시카고대 신경과 교수 조엘 보스는 모호한 이미지와 개인의 주관적 기억이 결합해 불분명한 자극이 익숙한 이미지로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.
또 다른 설명은 하향처리(Top-down processing)다. 뇌는 새로운 정보를 해석할 때 매번 처음부터 분석하는 대신,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판단한다. 달의 어두운 부분을 보고 문화나 경험에 따라 토끼, 사람, 게 등 서로 다른 형상을 떠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.
파레이돌리아는 오류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. 포식자나 동료의 얼굴을 빠르게 감지하는 능력은 생존에 직결됐고, 뇌는 "없는 얼굴도 있다고 판단하는" 쪽이 더 안전하다는 방향으로 진화했다. 심리학의 로르샤흐 잉크 반점 검사도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. 우리가 무언가를 본다고 믿는 순간, 뇌는 이미 해석을 끝낸 뒤다.